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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들의 실제 승률은? 승소 80%라는 말 믿어야 하나

storytellor_J 2025. 3. 21. 11:14

 

법률 상담을 받으러 가면 종종 이런 말을 듣습니다.


“우리 사무실은 승소율 80% 이상입니다.”
“제가 맡은 사건은 거의 다 이깁니다.”


처음에는 신뢰가 가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과연 이 수치가 사실일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변호사가 말하는 ‘승소율’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불분명한 경우가 많습니다.

전부 승소가 아닌 일부 승소도 포함되는지, 합의한 건도 승소로 보는 건지, 아니면 단순히 의뢰인이 만족한 결과를 승소로 보는지 기준이 모호합니다.

게다가 대한민국의 소송 결과는 단순히 이기고 지는 것으로 나뉘지 않습니다. 민사소송에서 특히 그렇습니다. 

 

예를 들어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1억 원을 청구했는데 200만 원만 인정받았다면, 판결문 상으로는 '일부 승소'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대부분의 청구가 기각된 것이죠. 이를 두고 "이겼다"고 표현하는 건 왜곡일 수 있습니다.

즉, 일부 변호사들이 말하는 ‘승소율 80%’라는 수치는 오히려 마케팅 용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의뢰인의 불안한 마음을 달래기 위한 수치일 수 있지만, 정확한 정보 없이 맹신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실제 변호사들의 승률은


그렇다면 실제로 변호사들의 승소율은 어느 정도일까요?


안타깝게도 이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습니다.


대한변협이나 법원행정처에서 공식적으로 공개하는 ‘변호사 개인의 승소율’ 통계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만 몇 가지 참고할 수 있는 지표는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민사소송의 경우 법원의 통계에 따르면 전체 사건 중 '청구 인용률'은 40~50%대에 불과합니다.


형사소송에서는 무죄율이 1%도 되지 않기 때문에, 형사 변호사는 대부분 ‘유죄’라는 결과 속에서 얼마나 양형을 낮추거나 벌금을 줄였는지가 중요한 성과입니다.

즉, 실제 법정에서 “100건 중 80건을 이긴다”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수치입니다.


특히 난이도 높은 사건일수록 결과는 예측하기 어렵고, 수많은 변수가 개입합니다. 사건의 특성, 증거의 유무, 상대방의 전략, 판사의 성향 등 모든 것이 영향을 미칩니다.

결국 승소율을 절대적인 판단 기준으로 삼는 것은 비현실적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해당 변호사가 어떤 방식으로 사건을 준비하고 대응하는지, 의뢰인과 얼마나 소통하며 현실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지입니다.

 


소송 이기는 것보다 중요한 합의 내용


사실 변호사의 진짜 실력은 ‘판결문에서 이기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합의를 이끌어내느냐’에서 드러납니다.


특히 민사 사건에서는 소송이 장기화될수록 비용과 스트레스가 커지기 때문에, 중간에 합리적인 선에서 합의를 보는 것이 더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합의는 재판부의 판단을 기다리지 않고, 양 당사자가 자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상대방과의 교섭, 심리전, 법률적 논리 등이 모두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단순히 말 잘하는 것 이상의 전략이 필요합니다.

좋은 변호사는 합의 과정에서도 의뢰인의 감정과 이익을 동시에 고려합니다.


때로는 의뢰인이 감정적으로 격앙돼 있어서 무리한 요구를 하기도 하지만, 그럴수록 객관적인 판단을 내리고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는 변호사가 필요합니다.

합의가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소송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예상보다 더 나은 결과를 얻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결국,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생각보다 ‘내가 얻을 수 있는 현실적인 최대치가 무엇인가’에 집중하는 것이 현명한 접근입니다.

 


합의 잘하고 의뢰인 편하게 하는 변호사가 최고다


승소율이 높다는 말도, 유명하다는 말도 중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진짜로 좋은 변호사는 ‘의뢰인이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사람’입니다.

법률 지식은 기본이고, 의뢰인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감정적으로 힘든 상황에서도 따뜻하게 안내해주는 사람이 진짜 전문가입니다.


무엇보다 변호사가 너무 공격적으로만 사건을 이끌 경우, 소송은 길어지고 감정만 더 상할 수 있습니다.


그보다는, 때론 상대방과도 대화하고 타협점을 찾으며, 의뢰인의 스트레스를 줄이는 방향으로 사건을 풀어가는 변호사가 훨씬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냅니다.

 


의뢰인은 결과뿐만 아니라 과정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불안한 마음에 변호사를 찾았을 때,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상대가 되어주는 것, 법률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는 그런 곳에서 생깁니다.

따라서 변호사를 선택할 때는 단순한 승소율 수치보다, 내 사건을 얼마나 성의 있게 다뤄줄 사람인지, 내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사람인지, 현실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